우리의 시선을 나눕니다. 님, ‘찻자리’하면 어떤 장면을 먼저 떠올리시나요? 저는 차 생활이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까다로운 얼굴을 한 어려운 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AROUND》 신간을 준비하며 차를 가까이 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은 편안하고 산뜻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시간에 다가서고 있었어요. 님께도 제가 목격한 그 느긋하고 단정한 즐거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향긋한 새순이 돋아날 봄, 《AROUND》 106호는 ‘차’를 이야기합니다. 마시는 상황과 도구에 따라 맛을 달리하는 차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찻자리를 대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차를 중심에 두고 다구를 만드는 공예가들의 생활과, 그에 곁들이는 디저트 이야기까지. 페이지마다 따뜻한 휴식이 흐르는 자리를 마련해 두었답니다. 이 책을 덮은 뒤엔 자연스럽게 티백으로 손을 뻗거나, 카페에서 티 메뉴를 주문해보는 나를 마주할지도 몰라요. 이 책이 한 권의 쉼으로 머물길 바라며, 신간 속 어라운드가 브랜드 디렉터·작가 김규림과 나눈 대화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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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렉터이자 작가, 스스로를 ‘잡덕’이라 부르는 규림. 그가 이번에는 차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했다. “결국 풀을 우린 물일 뿐”이라며 차로 향하는 문턱을 낮추면서도, 우림 시간 1초의 미세한 차이에서도 기어이 감탄의 근거를 찾는 집요함을 잃지 않는다. 아파트 방 한 칸에 정성껏 지어 올린 차실에서, 그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를 넘어 나다움을 증명해 내는 치열하고도 경쾌한 훈련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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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예전 《AROUND》에서 ‘문구인’과 ‘뉴믹스커피 브랜드 디렉터’로 이야기 나눈 적 있죠. 오늘 이 자리에서는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고 싶어요?
아마 이번 호 출연자 중 제가 가장 가볍고 캐주얼하게 차를 즐기는 사람 아닐까 싶어요(웃음). 저는 저를 ‘안 심각하게 차 마시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싶어요. 원래 예쁜 공예품 탐색을 좋아하다 보니, 찻그릇 같은 ‘콩고물’에 먼저 눈을 떴고, 그 호기심이 차로 이어진 경우거든요. 저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잡덕’이에요. 이것저것 좋아하는 잡다한 관심사가 섞여서 결국 제 창작물로도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저에게 차는 정말 가볍게 접근하는 대상이에요. 제 본업이나 문구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죠. 인생에 하나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다른 인터뷰이분들에 비해 무게감이 덜하다는 게 제 차 생활의 특징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번 호를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이 ‘무게감’이었어요. 차를 깊이 아끼는 분들의 진지한 이야기도 소중하지만,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들에게는 조금 더 가벼운 선택지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규림 씨의 이야기가 그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웃음). 저는 제가 만들고 소개하는 것들을 보며 사람들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을 때 기분 좋아요. 너무 도전적으로만 보이면 ‘저건 저 사람이라 가능한 일’이라며 벽을 느끼게 되니까요. 커피도 장인처럼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편의점에서 편하게 즐기는 사람이 있듯 차도 마찬가지예요. 저 역시 차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철옹성 같은 장벽이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결국 풀을 우린 물이니까요(웃음). 그냥 마시면 되는 거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 저한텐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차를 궁금해하는 분들에게도 늘 똑같이 이야기해요. 사실 별거 없다고, 그냥 마시면 된다고요.
차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싱가포르 생활이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당시 일 때문에 잠깐 싱가포르에 머물렀는데, 굉장히 잘못된 생각으로 싱가포르에서 차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웃음). 중화권 사람들이 많이 사니까 막연히 차 문화가 아주 발달했을 거라 오해한 거죠. 그런데 막상 가보니 싱가포르는 서울만큼이나 젊고 역동적인 국가라 차를 접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이미 ‘싱가포르에서 차를 시작하면 너무 멋지겠다.’는 마음을 품고 갔는데 말이에요. 가르쳐주는 곳을 일부러 찾아다녀도 마땅치 않아서, 결국 그곳에서 독학을 시작하게 된 케이스예요.
낯선 타국에서 혼자 차와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셨어요?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있는 몇 안 되는 찻집을 찾아갔어요. 그곳의 티 마스터에게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물었죠. 그분이 저를 보더니 기왕이면 좋은 걸로 시작하라며 아주 비싼 개완(뚜껑이 있는 찻잔)을 추천해 주셨어요. 초보인 저에게는 너무 과한 것 같아 정중히 거절했더니, 그분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어차피 너는 여기까지 오게 되어 있다.”고요. 그날은 결국 가볍게 즐길 만한 찻잎과 2만 원짜리 저렴한 개완을 사서 돌아왔어요. 그런데 쓰다 보니 정말 그분 말이 맞더라고요. 손에 감기는 개완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점점 ‘다음 건 이걸 써볼까?’ 하고 하나씩 발전하게 된 거죠. 찻집에 놀러 갔다가 예쁜 게 있으면 따라 사보기도 하면서요. 그렇게 조금씩 저만의 차 생활이 두터워졌어요.
“어차피 너는 여기까지 오게 되어 있다.”는 호언장담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제 소비 인생이 늘 그런 과정의 반복이었거든요. 다만 저는 누군가 정해준 북극성을 바로 찍기보다, 저한테 맞는 장비를 하나씩 업그레이드하며 나만의 북극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에요. 시행착오를 겪을 때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결국 나만의 지도를 그려 나가는 중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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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다가가는 규림의 이야기를 살펴보셨나요? 이번엔 매거진 바깥으로 시선을 뻗어, 그가 차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는 태도를 꺼내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규림의 소비예찬’에서는 그가 개인 소장한 흥미로운 물건을 소개하고 있어요.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는 대만 여행에서 만난 차와 찻자리 도구가 등장합니다. “차 도구는 꼭 차 마시는 데만 사용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취미와 소비에 관한 규림의 철학을 감상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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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ROUND》 106호에서는 ‘차’를 매개로 저마다의 일상을 편안하게 누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거창한 찻자리를 차리는 대신 텀블러에 우린 차를 가득 담아 일터에서 마시는 모습, 흙을 만지는 감각으로 매일 곁에 두고 쓸 차 도구를 빚어내는 공예가의 마음, 그리고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차를 마시는 행위가 삶의 당연한 배경이 된 작가의 이야기까지. 차 한 잔에 담긴 다양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기록했습니다.
신간은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과 어라운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책에 담긴 장면과 목차를 미리 살펴보세요. 《AROUND》 106호 속 이야기는 레터에서도 가볍게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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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19년째 만들어가는 음악평론가, 배순탁 작가의 신간 에세이가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의 목차는 조금 독특합니다. 음악 에세이라지만 목차가 ‘집’, ‘운동’, ‘요리’, ‘커피’ 등 일상의 서른 가지 단어로 채워졌기 때문이죠. 어라운드는 작가에게 7년간 단어를 건넸고, 작가는 그로부터 연상된 에세이와 추천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건 왜 또 기막히게 생각나서》는 그 오랜 세월의 기록입니다.
신간을 빠르게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알라딘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시면 책갈피를, YES24에서는 스티커를 각 두 종류씩 드립니다. 한정된 수량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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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신간 출간을 기념하며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어요. 행사는 몰입형 청취 공간 ‘틸트Tilt’에서 열려, 책에 소개된 곡을 작가의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 편집자와 함께 제작 과정 비하인드도 들려드렸답니다. 고품질 음악과 작가의 목소리가 만나 책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게 전해진 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늦은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발걸음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해요.
다음 북토크는 5월 1일 금요일 저녁, 연남동 ‘어쩌다책방’에서 열립니다. 어라운드의 다양한 채널로 소식 전해드릴 테니,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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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내린 봄비에 벚꽃이 다 졌다며 아쉬워하던 찰나, 아파트 화단에서 라일락이 조금씩 움트는 모습을 만났어요. 문득 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대한 순환 가운데 놓여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무언가가 피고 지는 사이, 나 역시 매일 작은 걸음을 내딛으며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봄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감각을 열렬히 일깨우는 계절이라, 하루를 잘 살아내야겠다고 어느 계절보다 단단히 다짐하게 됩니다. 이번 주 여러분도 우연히 라일락을 마주치길 바랄게요. 그럼,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어라운드의 지난 기사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다다음 주 목요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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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를 톺아보며, Editor’s Curation
매달 첫 번째 화요일, 한 가지 주제로 어라운드가 톺아본 지난 기사 네 편을 소개해요.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나를 다독이는 법’입니다.
지금 여러분 옆에는 홀짝일 무언가가 머물고 있나요? 곁에 둔 음료는 작업의 에너지가 되어 주거나, 여백의 시간 동안 우리를 안심하게 하죠. 어라운드가 포착한 일상 속 쉼의 장면에도 마실 것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술을 통해 나만의 시간에 몰입한 사람부터, 술과 커피에 관한 여섯 명의 철학을 모은 기사까지 네 편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나를 다독이며 잔을 기울인 순간을 떠올려보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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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Club, 언제 어디서나 당신 곁에서
매거진 《AROUND》를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AROUND Club’ 1개월 이용권이 새로운 장소에 배포되었습니다. 커피리브레 파란·연남점, 바이닐, 우모에 등 여러 공간에서 이용권을 받아 보세요. ‘AROUND Club’을 구독하면 3,200여 개가 넘는 기사와 홈페이지 한정 콘텐츠, 구독자만의 특별한 혜택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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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책을 소장할 수 있는, 매거진 정기구독
지금 정기구독을 시작하면 한 해 동안 총 여섯 권의 책을 받아볼 수 있어요. 두 달에 한 번,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을 잠시 움켜쥐며 우리의 삶에 녹아드는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종잇장을 넘기며 읽는 감각을 좋아하고, 책을 곁에 두며 자신만의 호흡으로 이야기를 소화하는 기쁨을 아는 분이라면 매거진 1년 정기구독을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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