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선을 나눕니다. 님에게는 애칭이 따로 있나요? 저는 가까운 주변인들을 애칭으로 부르곤 합니다. 어느 날 눈에 들어온 그 사람의 특징을 콕 짚어 장난스럽게 부르다가 별명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너를 사랑하겠어!’ 작정하고 어울리는 이름을 그 자리에서 지어주기도 했지요. 어느 쪽이든 새로 일컫는 이름에는 분별된 애정이 스며있던 것 같아요. 서로만 알아듣는 호칭을 주고받는 일은, 우리만 아는 작은 세계의 암호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이름표를 달거나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꼭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닌 듯합니다. 시절을 견디게 한 책이나 음악, 발 내딛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동네, 하루 중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까지. 어떤 대상이든 다감한 나만의 언어를 더해 불러봐도 좋겠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어라운드 식구들이 전주라는 도시를 향해 애정으로 이름 붙인 순간들을 모았습니다. 특별히 어라운드의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독자 ‘어라운더’들과 함께 준비했으니 찬찬히 살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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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여행한 뒤면, 저마다 가슴 속에 남은 인상으로 그곳을 표현하게 되죠. 함께한 이들의 추억이나 불쑥 마음을 빼앗긴 장소, 그날의 날씨 같은 조각들이 한데 어우러져 여행지에 대한 총체적인 감상으로 남는 것 같아요. 아직은 한낮 햇살에 기대기 좋은 가을날, 어라운드 식구와 어라운더들에게 전주를 둘러싼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어요. 한 도시에 깃든 다정한 마음들을 이곳에 풀어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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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전주는 식도락의 도시였지만 올해 가을에는 전주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했어요. ‘모악산의 아침’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숙소를 방문했고,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모악산 아래에서 사랑하는 친구들과 대지를 끌어 안고 달빛을 받으며, 우리를 가두는 수많은 프레임과 특정 연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밤새 나누고 에너지를 채웠는데요. 숙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생활과 물건들을 되돌아보고 최소한만 남겨볼 수 있어 더욱 귀한 경험이기도 했어요. 나의 중심에 집중해 보고 평온한 마음으로 쉼을 찾는 사람이라면 ‘모악산의 아침’을 추천할게요.
지영 — 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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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3년간 이어온 영화 모임 사람들과 함께 다녀왔어요. 몇 년 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영화 리뷰 쓰기 수업을 같이 들었던 사람들과 계속 만나고 있는데요. 그중 L이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한 단편영화가 이번 영화제에 상영된다고 했죠. 비록 표를 구하지 못해 그의 GV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요. 매해 가는 영화제지만 가까운 이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 설렜어요. 미리 케이크와 꽃다발을 준비해 두고, 서프라이즈!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곧이어 환한 미소를 짓던 L의 모습이 선명히 떠올라요.
은정 — 브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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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떠올리면 유독 한옥마을에서의 웃음꽃 피었던 시간이 기억나요. 항상 고민하다가 결국엔 대여하는 한복, 혹은 옛날 교복을 입고서 한옥마을의 곳곳을 걸어 다녔죠. 어떤 분은 “내가 입었던 교복이야~”라며 미소를 띠기도 했답니다.(웃음) 옷만 바꿔 입었을 뿐인데 겪지 못한 세대를 간접적으로 느낀 것 같았어요! 단아한 한옥들이 하나둘 모인 곳에서 필름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정갈한 비빔밥을 먹은 후엔 초코파이도 샀지요. 바쁘게 이곳저곳을 다니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마음속에 짙게 남는답니다. 저는 이렇게 전주에 또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아요. 그때는 또 어떤 추억을 품고 갈지 기대되네요.
민서 — 어라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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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없는 편이라 여행 가면 그곳의 아침을 즐기려고 해요. 작년 전주 여행 이튿날 아침, 산책 도중 눈에 들어온 카페가 있었어요. 원두 향을 맡게 해주시고, 디저트도 내어주시고, 제주 여행에서 사 온 맛있는 원두라며 또 한 잔을 내려 주신 친절한 사장님이 계셨어요. 커피 이야기부터 꿈 이야기까지 술술 나오게 만드는 사장님의 밝은 에너지는 ‘아침 기운’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주에는 일찍부터 문 여는 카페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아침부터 커피 향 풍기는 도시라니, 여러 날 묵으며 아침을 만끽해 보고 싶네요.
효리 — 어라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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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간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궁금한 곳이 생기면 그때그때 지도에 저장에 두곤 해요. 그렇게 전주에도 많은 별 표시가 쌓였고, 무더운 여름이 지나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여행의 둘째 날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낯선 도시라도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조금은 익숙하게 느껴지거든요. 오늘은 전주에서 보낸 둘째 날 오전의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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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정하고 보니 ‘바이아커피스토어’가 근처에 있어 이곳에서 꼭 아침 커피를 마셔야겠다고 계획했어요. 에디터 의진에게 이곳의 커피가 정말 맛있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궁금함이 더욱 커졌던 곳입니다. 작업실을 겸하는 작은 공간이지만 부족함이 없게 느껴져요. 이날은 아침 공기가 좋아서 바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심 끝에 핸드드립으로 ‘에티오피아 보데’ 원두로 골랐는데 정말 취향에 잘 맞아서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공복이니 참았습니다···)
A. 바이아커피스토어 전주 완산구 현무1길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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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왔으면 반드시 국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콩나물국밥이 가장 유명하지만, 한끗 다른 ‘목로국밥’ 의 한우시래기탕도 아주 훌룡합니다. 깊은 국물에 아롱사태가 푸짐하게 들어가 보양식 같은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아침부터 제대로 힘을 충전할 수 있었답니다. 중심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찾아갈 가치가 있는 곳이에요. 새벽부터 점심까지만 운영하니 든든한 첫 끼로 드셔보길 추천할게요.
A. 목로국밥 전주 완산구 메너머1길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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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나에게 어떤 도시인가요?”
매거진 한 권이 오롯한 모습으로 완성될 때마다, ‘Question’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은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오힘의 답을 들려드릴게요. 영상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듣고 님에게도 마음 곁에 간직한 도시가 있는지 떠올려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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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저의 취미를 물으면 종종 ‘산책’이라고 답해요. 어라운드 동료들은 하나같이 산책을 좋아하는 터라, 점심 식사 후에 사무실 근처를 함께 걷곤 한답니다. 각자의 모니터 화면만 바라보며 일하다가 같은 장면에 시선을 두고 한 방향으로 걷다 보면, 서로의 일상 조각 하나씩을 나눠 갖는 기분이 들어요. 하루 중 아주 작은 순간일지라도, 곁에서 발맞춰줄 사람이 있다는 게 새삼 든든하기도 하고요! 님의 옆에도 이런 정다운 순간들이 곳곳에 놓여있길 바라며,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103호와 함께 살펴볼 만한 이야기를 두둑이 챙겨올게요. 그럼 다가올 11월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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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에서 출간한 최예슬 작가의 단행본 《아주 오래되었으나 새로운 세계로》의 후기 영상을 전합니다. 어라운더 한별 님이 책 속에서 밑줄 긋고 따라 적은 문장은 무엇일까요? 함박하게 건져 올린 문장들과 조화를 이루는 계절의 풍경도 영상에서 볼 수 있어요. 우리 함께 절기를 따라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모든 계절을 한 걸음씩 감상하며 통과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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